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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정복] 과음·복부비만 당신의 간은 안녕하십니까 - 안상훈 부교수

2011년 10월 18일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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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 자영업을 하고 있는 박인수 씨(54)는 최근 눈자위가 누렇게 변해 병원을 찾았다. 평소 B형 간염을 앓고 있었지만 장사를 하느라 바빠 정기검진을 받지 못했다. 복부 CT촬영 결과 간에서 4㎝ 크기의 암세포가 군데군데 발견됐다.

중소기업 영업담당 임원인 류중일 씨(49)는 B형 간염 항체만 있으면 과음을 해도 간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믿고 있었다. 류씨는 최근 회사에서 실시한 건강검진 때 복부 비만에 따른 과도한 지방간으로 간암 초기 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오는 20일 `간의 날`을 앞두고 대한간학회는 간질환을 증상 없이 찾아오는 `침묵의 살인자`로 규정하고 B, C형 간염환자들은 조기 진단과 함께 조기 치료를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간염은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침묵의 장기`인 간(肝)은 막바지가 돼서야 경고신호를 보낸다. 간염으로 시작해 간경변, 간암으로 악화되는 동안 많은 환자들이 자신의 병을 간과해 결국 간암 판정을 받고 후회한다.

안상훈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는 "평소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40~50대의 간에 대한 건강 불감증이 간암 유병률을 높이고 있다"며 "건강한 B형 간염항체 보유자라고 믿고 있는 사람도 정밀검사를 해보면 만성 B형 간염인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B형 혹은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간암 발생위험이 30~300배로 높아지고 현재 간암환자의 발병 원인 중 80~90%는 간염 바이러스로 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 간은 8개 분절로 구성돼 절개ㆍ이식 가능

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1200~1600g)로 몸무게의 약 2%를 차지한다. 복부의 오른쪽 윗부분과 오른쪽 젖가슴 아래에 위치해 있는 간은 갈비뼈의 보호를 받고 숨어 있어 만져지지 않는다.

정상적인 간은 표면이 매끈하고 부드러워 만약 갈비뼈가 감싸고 있지 않다면 조금만 부딪혀도 쉽게 깨지고 피가 날 것이다. 사고와 행동을 관장하는 `뇌`, 순환계의 중심인 `심장`과 함께 간은 신체의 중심으로 오장육부 중 가장 많은 일을 한다.

간은 우엽(右葉)과 좌엽(左葉)으로 나뉘어지고, 우엽이 3분의 2가량의 용적을 차지한다. 간은 더 세밀하게는 혈관과 담관의 분포에 따라 8개 분절로 나눌 수 있다. 이 같은 해부학적인 특성 때문에 간 절제와 생체 간이식이 가능하다. 만약 간이 한 개의 덩어리로 이뤄진 장기라면 간을 절제하거나 건강한 간의 일부를 절제해 환자에게 이식하는 생체간이식은 불가능하다.

간은 우리 몸을 순환하는 전체 혈류량의 33%가 통과하는데, 간경화처럼 간에 질환이 생기면 피가 간에 들어가지 못해 주변 혈관들의 압력이 높아지면서 팽창해 식도나 위에 정맥류가 생긴다. 또 이 정맥류들은 풍선처럼 늘어나 벽이 얇아 터지기 쉽고 출혈까지 일으킨다.

간은 `인체의 화학공장`이라고 할 정도로 소화액인 담즙을 비롯해 수천 가지의 물질과 효소를 만들어낸다. 간에서 생산된 담즙은 십이지장으로 이동해 섭취한 음식물을 더 작은 입자로 분해해 소화를 돕는다.

우리가 매일 먹는 당분, 단백질을 비롯해 각종 비타민, 호르몬이 대사되는 곳도 바로 간이다. 만약 간이 좋지 않으면 간에서 만들어진 알부민 같은 단백질이 부족하게 돼 복수에 물이 찬다. 특히 간은 혈액 응고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합성하는 장기로 망가지면 피가 잘 나고 잘 멈추지도 않는다.

간은 세균, 색소, 독소를 걸러주는 여과장치 역할도 한다.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장에서 단백질이 소화되면서 많은 양의 암모니아 가스가 발생하는데, 그대로 두면 뇌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힌다"며 "이를 인체에 무해한 물질로 바꿔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간"이라고 설명했다.
◆ 수혈, 성접촉으로 BㆍC형 간염 감염 많아

간질환은 간염, 지방간, 간경화, 간암 같은 다양한 형태로 발병한다. 중증 질환인 간경화나 간암은 사망에까지 이른다.

바이러스 간염에는 A, B, C, D, E형이 있다. 흔히 우리 주변에서 보는 간염 종류는 A, B, C형이다.

A형 간염은 감염 후 감기몸살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서 구역질, 구토, 발열, 황달 등이 생기지만 대부분 급성으로 앓고 지나간다. 성인기에 감염됐을 때 만성화될 확률은 1% 정도로 예방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다.

A형 간염은 어릴 때 항체를 획득하지 못한 성인들이 잘 걸린다. 대한의사협회가 최근 20~30대 대학생 229명을 조사한 결과, 전체 중 94.8%인 217명이 A형 간염 항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임형준 교수는 "최근 사회가 점점 깨끗해지고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경우가 적어지면서 어린이와 청소년의 A형 간염 항체 보유율이 10% 이하로 낮아져 간염에 대한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졌고, 10대 후반에서 30대의 감염 위험성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B형 간염은 몸살 기운과 피로감 외에 특별한 증상이 없어 방치하는 사례가 많다. 성인이 되어 B형 간염에 걸렸을 경우 6개월 안에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하지만 감염된 성인의 5~10%, 소아의 30~50%, 유아의 90%는 만성으로 나타난다. 이들은 평생 B형 간염을 짊어지고 가면서 간암이나 간경화 등에 대한 부담을 안고 살아야 한다.

B형 간염은 흔히 술잔을 돌리면 감염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구강을 통해 감염되는 사례는 거의 없다. 오히려 모자 간 수직감염 확률이 가장 높으며, 그 밖에 혈액이나 체액, 감염자와 성적 접촉, 주사기와 바늘 등을 통해 감염된다.

C형 간염은 현재 나와 있는 백신이 없는 상태로 예방접종이 불가능하며, 감염 시 만성으로 발전할 확률은 50~70%에 달한다. 수혈, 마약(주사), 성교, 문신 등 비경구적 경로가 대부분이다.

지방간은 (복부)비만과 과도한 음주, 당뇨병 등이 주요 원인이다. 내장지방이 많은 복부비만은 지방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간과 아주 가까이 붙어 있는 내장지방은 유리지방산을 대량으로 간으로 보낸다. 유리지방산이 처리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양이 간에 흘러들어가면 중성지방으로 쌓여 지방간이 된다.

◆ 한 해 간암환자 1만5000명 발생

간질환이 두려운 것은 방치할 경우 간암으로 악화되기 때문이다. 간암은 70% 이상이 B형 간염과 관련이 있고 10~15%가 C형 간염과 관련이 있다. B, C형 간염 문제만 잘 관리하면 80% 이상 간암을 예방할 수 있다. 간경변증은 약 20~40%가 간암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간암은 2008년 1만5663명이 발생해 전체 암 발병의 8.8%(5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간암환자의 5년 생존율은 23.3%로 췌장암(7.6%), 폐암(17.5%)에 이어 3위로 예후가 나쁜 암이다. 이 때문에 간암 사망자는 한 해 1만1246명으로 전체 암 사망자(6만9780명)의 16.1%로 폐암에 이어 2위다.

간암 사망자의 대부분은 50대로 연간 1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있다. 한창 일해야 할 50대 가장이 1시간에 1.14명꼴로 목숨을 잃고 있는 셈이다.

박중원 국립암센터 간암센터장은 "간암의 예후가 나쁜 것은 암 성질이 쉽게 혈관에 침투해 잘 퍼지고 환자 대부분이 만성간염이나 간경변증(간경화)이 동반돼 간 기능이 좋지 않아 암 치료를 견뎌내기 어려우며 무엇보다 병원을 찾을 땐 이미 암이 많이 자란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40세 이상 성인은 정기검진 꼭 받아야

간질환은 예방백신 접종과 함께 올바른 생활습관을 갖는 게 가장 중요하다. 먼저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습관을 길러 식사 전이나 화장실을 다녀온 뒤 손을 깨끗이 씻고 끓인 물이나 정수처리가 된 물을 마시고 음식도 익혀 먹어야 한다.

A형 간염은 만 1세부터 16세까지 1차 예방접종을 한 다음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추가접종을 한다.

B형 및 C형 간염을 막으려면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면도기와 칫솔을 돌려쓰지 말고 성적 접촉, 수혈, 오염된 주사기 재사용 등에 의해 감염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아기가 태어날 때 간염 보균자인 어머니로부터 감염될 수도 있다.
출처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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