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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찬 교수 - [중앙일보] 핵심 기술 없다 '내시경 명의' 이용찬 손엔 일본 장비뿐

2014년 08월 20일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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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오후 2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4층 내시경실. 소화기내과 이용찬 교수가 60대 식도암 환자의 암세포를 내시경으로 떼어내는 수술을 하고 있었다. 이 교수는 소화기 내시경 치료에선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권위자다. 그런 그가 손에 잡은 건 일본산 장비. 전 세계 내시경 시장의 70%, 한국 내시경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일본 올림푸스의 ‘에비스 루세라 GIF-H260Z’ 내시경이다. 광학 소재에서 일본 기술력이 독보적이기 때문이다. 내시경용 칼도 올림푸스 제품이다.

 이 교수는 “국산 제품은 질도 낮지만 의료장비 분야에서 반드시 필요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에 대한 애프터서비스(AS)가 제대로 안 된다”고 말했다.

 한국 제조업은 기초가 허약하다. 조립을 중심으로 한 대량 생산은 곧잘 한다. 하지만 핵심 소재나 재료는 여전히 해외 제품에 기대고 있다. 특히 내시경처럼 일본 업체가 없으면 아예 만들지 못하거나 쓸 수 없는 것투성이다.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에 오른 반도체가 그런 제품 중 하나다. 신제품 개발은 최고 수준이지만, 주재료나 제품을 만드는 기기는 대부분 외국 제품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업체가 사용하는 실리콘 웨이퍼(반도체의 재료가 되는 얇은 원판) 10개 중 7개가 일본산이다. 웨이퍼에 바르는 감광재(99%), 반도체용 차단재(78%) 시장도 일본이 꽉 쥐고 있다. 지난해 국내 반도체 장비의 국산화율은 20.6%에 불과하다.

 한국과학기술대학원 김광선(기계공학) 교수는 “반도체 장비·재료 분야가 우리나라 제조업의 현주소라고 보면 된다”고 규정했다.

 생활용품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 면세점에서 중국 관광객은 한국 화장품을 싹쓸이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팔리는 국내 화장품 원료의 80%는 외국에서 사온다. 고가의 기능성 화장품일수록 수입 의존도가 더 크다. 1990~2003년 한국·일본·미국·유럽에 등록된 미백 관련 특허는 총 684건인데 이 중 일본의 특허가 63%에 이른다.

 설계 능력도 크게 떨어진다. 거제도에는 프랑스 사람이 유독 많다. 450여 명의 대부분은 프랑스 엔지니어링업체 테크닙의 직원·가족이다. 이들이 거제도에 몰려 사는 이유는 한국 조선소가 만드는 해양플랜트 설계를 하고 기술 조언을 하기 위해서다. 세계 조선소 건조 능력에서 한국 조선업은 1~5위를 싹쓸이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설계 능력은 프랑스인이 상주해야 할 정도로 뒤진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의 해양플랜트 기자재 자급률은 20%에 불과하다. 설계 실력은 미국의 73% 수준밖에 안 된다. 이렇다 보니 10억 달러짜리 해양플랜트를 수주하면 국내에 남기는 돈은 4억2000만 달러에 불과하다.

 높은 기술이 필요한 제품이나 소재 분야만의 일도 아니다. 기초적인 뿌리 산업이 그 자체로 흔들리고 있다. 애플 아이폰이나 맥북의 유려한 디자인은 독자적인 금형 기술인 유니바디(하나의 알루미늄 판으로 최대한 많은 부분을 접합 없이 만드는 기술)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러나 한국에선 뿌리 기술도 갈수록 허약해져 가고 있다. 경기도 화성 언창공단의 도우솔루션은 일본 가전·자동차업체의 협력회사에서 주문을 받아 금형을 만들어 수출하는 영세 금형업체다. 하지만 이 회사는 2층짜리 사무동의 1층은 임대를 주고, 2층의 절반은 비어 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업체가 크면서 물량이 뚝 끊어졌기 때문이다. 임영택 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 이사는 “금형은 모든 제조업의 뿌리가 되는 산업인데, 금형업체가 어렵다는 건 제조업 생태계의 바닥이 뿌리째 흔들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광선 교수는 “인재들이 다 만들어진 걸 관리하는 곳이 아니라 기계를 직접 만드는 기업으로 가야한다”며 “엔지니어의 처우가 좋아지고 우수 인력이 몰리는 선순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사원문보기 http://article.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5581170&cloc=olink|article|default>
출처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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