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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훈 교수 - [경향신문] 간(肝)편한 삶 / 우리나라는 정말 의료선진국일까?

2015년 12월 31일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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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정말 의료선진국인가? 중국, 러시아에 이어 최근에는 아랍권에서도 국내에 방문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우리나라 의료진과 의료시설은 세계 최고수준이다. 서비스 역시 손색이 없어 국가고객만족도(NCSI)평가에서 대형병원들은 특급호텔보다도 순위가 높다.


대한민국은 의료후진국인가? 올 한해만 해도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공포로 경제 전체가 위축됐고 건국대 실험실에서는 방선균으로 추정되는 집단폐렴이 발생했다. 또 다나의원의 주사기재사용으로 인한 C형간염 집단발병은 국내 의료진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렸다.


이렇게 대한민국의료는 선진국이면서 후진국이기도 하다. 전반적인 의료의 질은 높지만 여기저기 구멍이 많다. 특히 정부가 주도해야 할 국가방역체계는 개선돼야 할 점이 많다.


연간 12조 규모의 예산과 1만5000명 이상의 인원으로 전염병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미국의 질병관리본부(CDC)와는 달리 우리 질병관리본부에서 근무하는 인력은 425명, 예산은 연간 5663억으로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 또 미국의 질병관리본부장은 대통령이 임명하고 막강한 권한이 주어지지만 국내에서는 실장급에 불과해 각 부처의 역할을 조정하고 적재적소에 자원을 투입하면서 위기상황에 대응하기 어렵다.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대표만성질환인 바이러스간염에 대한 담당부서와 전문인력도 없다. 따라서 다나의원의 C형간염 집단발병에서도 빠르고 효과적인 역학조사가 쉽지 않았고 무엇보다 피해자 보상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


다나의원 피해자들은 C형간염 유전자 1a형에 감염됐다. 같은 사람이라도 백인, 흑인, 황인종이 있듯이 같은 C형간염바이러스라도 유전자변이 정도에 따라 1부터 6까지 유전자형이 있고 여기에 아형을 a, b, c 순으로 명명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유전자 1b형과 2a형이 대부분이다. 유전자 1a형은 서구에서나 볼 수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유전자 1형의 1%도 안 되는 매우 드문 형태라서 오염된 주사기의 재사용으로 인한 전파가 확실해 보인다.


C형간염 유전자 1형의 표준치료는 1a형과 1b형 구분 없이 1년동안 주 1회 페그인터페론 피하주사와 함께 매일 리바비린을 복용하는 것이다. 완치율은 60~70%이지만 근육통, 두통, 발진, 우울증, 빈혈, 갑상선 기능이상 등 부작용도 심해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만성B형간염의 완치율이 1년에 1~2%밖에 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60~70%의 C형간염완치율은 그다지 나쁘지 않다. 하지만 올해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은 만성C형간염치료제 ‘하보니’는 3개월만 치료하면 95% 이상의 환자들이 완치된다. 또 복용이 간편해 하루 한번 1정만 먹으면 되고 부작용이 거의 없다. 환자라면 누구든 이 약을 복용하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


다만 하보니는 현재 급여가 되지 않아 3개월 치료비용이 4600만원이나 된다. 다나의원 피해자 중 현재까지 꼭 치료가 필요한 55명만 치료하려고 해도 25억원이 넘어 다나의원 원장이나 질병관리본부, 의료분쟁조정중재원까지 모두가 쉽게 해결할 수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정부는 다른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도울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심사 중인 하보니 급여전환문제를 가능한 한 빨리 해결해 환자들의 개인부담을 낮추면 된다. 급여항목이 되면 개인부담치료비는 300~400만원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다.


정부는 또다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실수를 하지 않기 바란다. 병이 걸린 후 치료하는 것보다는 병이 걸리지 않게 예방하는 것이 사회경제적으로 가장 효율적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기사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12311431362&code=900303>

출처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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